쿤타킨테는 1767년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노예로 팔려 미국으로 건너온 후 온갖 박해를 견디며 살아온 사람이다. AP헤일리의 7대 할아버지가 쿤타킨테이다. 헤일리는 조상의 뿌리를 찾아 아프리카로 건너가 10여 년간 현지 답사한 이야기로 1977년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뿌리 찾기 운동이 일어났다. 이때 우리나라에서도 족보가 없는 가정에서 없던 족보를 새로 만드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수천 년 전부터 조상을 섬기는 풍습이 자리 잡고 있어 지배계급에서는 반드시 족보를 만들어 보관하고 후손 대대로 조상께 제사 지내는 풍습이 이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부성(父性) 우선 원칙을 폐기하는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까지 부부가 협의하면 자녀에게 어머니의 성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다. 그렇게 되면 이씨와 박씨 성을 갖는 자녀가 나오고 자녀들이 결혼하면 또 다른 성이 추가 되는 등 몇 대가 지나면 수십 개의 성씨가 한 가계에 발생하여 전통적 가족제도가 붕괴되고 족보는 아주 사라지게 된다.
필자의 경우 신라시대부터 44대(약1320년)에 이르는 가승보가 있는데 앞으로 수십 년대에 이씨 아닌 다성 가계로 변하게 될 것이다. 후손들은 족보는 없어지고 뿌리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결혼하면 여자는 남자의 성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남성의 성을 따르도록 하는 가족제도가 정착되어 있는데 5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민족의 전통을 무너뜨리는 건강가정기본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대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미혼모, 비혼모, 이혼 후 재혼자녀의 성 선택만은 현실을 감안하여 모성 또는 부성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면 큰 혼란 없이 5000년 이어진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발생하는 미혼모, 비혼모에서 태어난 이들이 성씨를 선택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