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는 원래 머리에 쓰는 의관(모자)의 하나를 감투라 했으나 벼슬이나 직위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감투를 좋아한다. 이권이 있는 자리일수록 치열하게 다툰다. 그러나 그 자리는 너무 경쟁이 심하고 때로는 줄이 있거나 돈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많다. 보통 서민들에게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자리이다. 대선을 앞두고 예비 경선부터 이 캠프 저 캠프에 머리를 내밀려는 사람이 많았다.
본경선이 시작되면서 유력후보의 캠프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감투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선만 되면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고 막대한 권한과 이권까지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감투싸움은 이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기초집단에서부터 시작된다. 몇 안 되는 소규모(5인 정도) 모임에도 회장, 부회장, 총무, 감사 등 모든 구성원에게 감투가 씌워진다.
막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도 감투가 필요하다. 필자의 회사에 근무했던 한 근로자로부터 청이 들어왔다. “사장님 저에게 반장이라 불러주면 안 되겠습니까?”돈 안 들고 부담 없는 감투이니 선뜻 응할 수밖에...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는 크고 작은 감투가 필요하다. 당파싸움이 수 백 년 지속되고 있다. 조선 500년은 당파싸움이 가장 심했던 것 같다. 지금도 당파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승리하는 쪽에 막강한 권한과 부가 따르는 감투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고위 관직은 고위 관직대로 매력이 있지만 말단 관직은 물론 이권이 별로 없는 사설 단체의장 자리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머리 터지게 몰려드는 현상은 한국만의 병적 현상일 것이다.
그 자리가 순수하게 봉사만 하는 자리라면 서로 기피하여 모시러 다니는 현상이 벌어질 법도 한데...
봉사는 형식이고 뒷전 인채 권력을 휘두르고 이권 따먹기 수단인 감투!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감투 따먹기 전쟁은 언제 사라질지?
수백 년 수천 년 내려오는 감투 따먹기 전쟁을 하루아침에 모두 없앨 수는 없다.
별 볼일 없는 시민단체, 중복되는 시민단체장부터 정화해 나가면 어떨까 생각된다.
위정자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되어 제안한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자치단체의 감투수도 대폭 줄이고 세비지급도 없애서 감투에 대한 매력을 없애야 한다.
감투를 봉사하고 심부름 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진짜 봉사와 가문의 명예를 위해 자기돈 들여 일하는 감투의 세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