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직 퇴임 후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
한 달은 쉬었죠. 쉬고 8월 달부터는 그냥 마을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다니는 한 달 동안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사 받는 게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니까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동네가 더 예뻐 보였습니다. 정책을 할 때는 이게 이렇게 될 거다, 저건 저렇게 될 거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현실은 몰랐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혹은 걸어 다니면서 시민들이 시의 시설물을 이용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새롭고 반가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공을 100%라고 한다면 한 150% 만족되는 곳도 있었고 100%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찾아가니 70%인 곳도 있었습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것과 지역에서 구현되는 게 차이가 좀 있구나라는 걸 느꼈죠.
최근엔 민원 버스킹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계시다고
쉬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니 시민들이 자꾸 물어보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이거 직접 동네를 다 돌아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5일 했었는데 시민분들과 이야기 하면 참 즐겁습니다. 한 예로 ‘집 앞에 가로등이 깨졌어’, ‘집 앞에 cctv가 없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그 분 집을 모르잖아요. 바로 물을 수는 없어서 근방에 마트라든지 공원이라든지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거기서 우리 집은 더 들어와야돼’ 이렇게 말씀해주시거든요. 그러면 ‘제가 또 금방 찾아가죠!’ 라고 말하면 되게 좋아하세요. 그분들은 이제 ‘시장이 우리 집도 아는구나!’라고 피부로 더 느끼시는 거겠죠. 그러면서 저도 느낀 게 민원이라는 게 꼭 큰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죠. 또 한 30분 가량을 화만 내다가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야기를 들어봐도 저희가 해결할 수 없는 사적인 일들인데 어쨌든 그렇게 기분 풀고 가시면 감정이 좀 누그러지잖아요. 화풀이 겸 이야기 들어주시면 또 좋아시더라고요.
고양(갑)은 중앙 정치인보다
지역 정치인을 뽑을 때
내년 총선에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고양(갑)도 이제 발전을 해야할 시기예요. 고양(갑)은 그동안 지역 정치인보다는 중앙 정치인을 주로 뽑았어요. 예를 들어 유시민, 심상정 의원 등등 중앙정치에서는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을지 몰라도 정치인은 지역과 중앙 두 가지를 모두 견뎌야 하잖아요. 심상정 의원이 12년을 하셨는데 그 분이 어떻게 이 지역을 꿈꾸고 만들어 왔는지에 대해 알지만 저는 회의적입니다. 고양(갑)은 워낙 노화되기도 했고 투자도 안 됐습니다. 그에 대한 정치인의 역할이 필요한 때죠. 고양(갑)은 이제 중앙 정치인들의 시대는 끝내고 지방에 집중하면서 중앙정치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세대 교체가 이루어져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만큼 지역 문제가 적체되어 있는 곳도 없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제가 적임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거든요.
고양시의 주요 현안은 어떤 걸 꼽으시나
고양시는 지금 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요. 공공기능이라는 것은 시민들이 필요한 일들을 해줘야 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2019년에 예산 편성할 때 매년 일자리 기금 100억을 편성을 했어요. 왜냐하면 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소외되어 있거나 갑자기 직장에서 명퇴를 하거나 회사가 파산하면 실업이 생기잖아요. 이런 분들을 어떻게 할거냐 하고 고민해봤을 때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서 공공이 어느 정도 경제 위기에 처한 가정들을 흡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코로나가 온 거예요. 준비하던 공공 일자리 전부 학교로 보냈죠. 학교에서도 학생들 열 체크하고 다 해야 하는데 선생님들 인력만으로는 힘들거든요. 그 후에도 버스터미널이나 정류장 닦고 소독하는 일 등등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면 그분들도 수익이 생기고. 그러면 이게 다시 지역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회 취약계층들 그리고 생활이 위험수준에 있는 분들의 하한선이 좀 더 위쪽으로 갈 수 있게끔 공공에서 보조를 해줘야 따뜻한 지역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공공 투자도 해야하는데 지금 투자는 다 막혀있고 사회·경제적 기업 다 없애버리고 주민자치 예산도 1/3을 삭감해버렸어요. 이 모든 것들이 사실상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서 사는 게 안 되는 거죠. 아파트만 존재하게 만들어버렸어요. 시 차원에서 비주류 경제 쪽에서 해줘야 하는 일들이 있거든요. 그게 본인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그 예산들을 다 삭감해버리니까 지금은 재미난 도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시가 되어버렸어요. 그런데 삶이라는 건 내가 느끼는 가치와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지금의 고양시는 너무 편협해진 건 아닌가. 또 너무 갈등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아요. 신청사 문제, 소각장 문제 등등 정치를 균형감을 갖고 해야하는데 너무 한쪽으로 몰아서 생각하고 편협한 게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의회와 소통하지 않는
시의 막무가내 행정...바로 잡아야
말씀해 주신대로 신청사 관련해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핵심은 ‘절차’입니다. 만약에 백석동으로 옮기고 싶으면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았어야죠. 의회 심의 넣고 심의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해놓고 그곳에 짓겠다고 하는 건 안 될 일이죠. 그래서 그에 대해 이동환 시장이 직무유기하고 월권하고 있다고 제가 감사를 넣은 겁니다. 그런데 고양시는 지금 헌법 소원을 낸다고 하죠? 이건 논리적으로 모순이예요. 헌법 소원을 한다는 건 경기도 감사 결과를 자기가 수용 못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헌법 소원에서 내용을 받아 인용될 때까지는 경기도 감사를 준수해야하는 것이고 모든 행정을 멈춰야합니다. 그런데 감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7,500억 예산은 집행해버렸단 말이죠. 이런 행정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매몰 비용과 그린벨트 재지정 문제 등등 어떻게 해결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당 재창조에 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사업은 금방 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 지금 임기 내에 한 발자국도 못 뗍니다.
본회의가 시작됐는데 시와 의회과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시의회 의사일정은 1년 계획이 미리 나옵니다. 예를 들어 청와대에서 긴급하게 단체장들을 소집한다든지 중요하게 국가회의에 참석해야 되는 일이 있다든지 이런 일이 아니면 시의회 본회의는 빠지면 안돼요. 6월 30일까지 결산 승인이 안 나는 게 맞냐는 겁니다. 시장이 그날 본인이 참석을 안 하고 해외 출장을 간다? 그 해외 출장 하루 미뤘어야죠. 이런 식으로 의회를 무시하면 안 되는 겁니다. 기관과 기관은 동등한 거예요. 집행력에 있어서 차이가 있고 기능에 차이가 있지만 동등합니다. 그러니까 사과를 하라고 했으면 했었어야죠. 본회의를 빼고 해외를 간다는 건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지금까지 결산 승인이 안 나온 건 집행부가 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모르거나 내지는 측근들이 시장한테 직언을 안 하는 거라고 봅니다.
재정자립도는 팩트에 맞지 않는 수치
고양시, 재정자주도는 50%가 넘는 도시
고양시 재정자립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은
그건 팩트에 맞지 않는 얘기입니다. 2017년도 결산 기준으로 보면 세입이 2조 2천억원이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도 결산은 3조 4천억원이예요. 세입이 1조 2천억원 늘었는데 이 세입은 모두 재정자립도 수치의 분모로 갑니다. 분자는 똑같고 분모는 일조가 커진 겁니다. 그러면 재정자립도가 떨어지죠. 이 분모에는 교부금도 들어갑니다. 중앙정부나 도의 교부금. 예를 들어 우리가 중앙정부의 예산을 많이 따옵니다. 천억을 따왔다고 하죠. 그러면 재정자립도는 또 1%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재정자립도라는 건 이동환 시장이 현실과 맞지 않는 수치를 가지고 선전하는 겁니다.
교부금을 받아오지 않으면 재정자립도는 그대로입니다. 분자에 들어가는 게 우리 자체 세입하고 세액 수입이예요. 그런데 자체 세입은 임기 중에 2천억이 들어왔어요. 우리는 세액 수입이 없습니다. 세액 수입은 삼성전자나 큰 회사가 있으면 5천억씩 들어옵니다. 그러면 이게 분자가 커지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떨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그냥 ‘재정자주도’라는 수치를 쓰는 겁니다. 재정자주도는 분자에 부채가 아닌 예산들을 넣고 분모에는 모든 예산을 넣습니다. 그러면 우리 시는 수치가 50%가 넘습니다.
지금 이동환 시장 시기에는 재정 자립도가 오릅니다. 왜냐하면 교부금을 못 받아 왔기 때문에 수치는 오르죠. 지금 제가 있었을 시기 받아온 평생교육센터, 복합문화센터 등등 100억 받아온 교부금이 있는데 그것도 집행 안하고 반납한다고 그러고 있죠. 그러고 있는데 누가 교부금을 지원해줄까요?
시민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좋은 것과 실현 가능한 것은 다릅니다. 지난 선거를 보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동네마다 하고 다니는 정치인들 보셨을 겁니다. 다 빤히 보이는데 참 안타깝죠. 저희는 섣불리 해주겠다고 약속 안 합니다. 시민분들께 특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마음에 쏙 들지 않는 얘기를 하더라도 그 고충들의 이면을 좀 봐주셨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는 고양시 전체 부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균형 발전이 이뤄져야 합니다. 당장은 내 지역에 있는 게 좋을지 몰라도 예를 들어 자식 중 한 사람이 잘 살고 한 사람이 못 살면 이게 항상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다 잘 살아줘야 편안합니다. 그런 것처럼 도시가 발전하려고 하면 너무 낙후되거나 쇠퇴한 도시 지역들은 어느 정도 개발을 해줘야 도시 전체 가치가 상승됩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를 좀 해주셨으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