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으로부터 인가받은 고양시의 대안학교 모두 1년에 학부모로부터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납입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등 세부내역은 고양교육지원청의 점검 결과와 학교의 실제 입학 안내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지난 12일, 고양교육지원청은 세입 예산서와 가정통신문을 근거로 학부모 납입금 현황을 확인했으며 일산서구에 위치한 광성드림학교는 1년에 총 840만원을, 덕양구에 위치한 티엘비유글로벌학교는 1년에 총 3천만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교육지원청은 일산서구의 광성드림학교는 1년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로 각각 420만원과 1200만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학교의 입학 안내는 달랐다. 학부모가 교감으로부터 안내받은 수업료는 월 70만원으로 1년으로 치면 840만원의 수업료가 드는 셈이다. 교육지원청의 점검 결과의 2배 수준이다.
학교에 직접 수업료 외에 드는 비용이 없냐고 문의하면 교감은 학교만의 특별한 ‘비전트립’을 언급한다.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 학생들이 뉴질랜드로 10주간 여행을 떠나고 이에 대한 비용이 1천만원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육청의 점검 결과엔 해당 내용은 빠져있다.
덕양구에 위치한 티엘비유글로벌학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고양교육지원청의 점검 결과 기숙사비와 급식비, 수업료를 합쳐 1년에 1290만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또한 학교의 입학 안내와는 차이가 있다. 해당 학교에 입학을 문의하면 이름을 밝히지 않는 행정 직원이 답변한다. 해당 직원은 기숙사비, 급식비를 합친 등록금은 한 학기에 1350만원으로 안내한다. 1년이면 2700만원이 든다. 이외에 드는 비용으론 한 학기에 한두 번 떠나는 체험학습 비용이 5~10원씩, 방과후활동은 선택하기에 따라 20~40만원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설명한다.
티엘비유글로벌학교는 기숙사비와 급식비, 수업료 외에도 1410만원의 학교운영지원비를 받고 있다. 수업료의 3배가 넘는 비용이지만 실제 학교의 입학 안내에선 해당 세부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다.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일산서구에 위치한 광성드림학교를 직접 찾았다. 입학 안내와 교육청 점검 결과가 다른 이유에 대해 묻자, 행정 실장이 취재를 극구 막아섰다. 며칠 전 신문사의 취재 때문에 교육청에서 점검을 나왔다며 자신들은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응당 교육청의 관리·감독 하에 운영되는 엄연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의 점검과 신문사의 취재가 불쾌하다는 태도다. 또한 학교의 입학금과 등록금에 대해서는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진정 학생들을 위한 기관이 맞는지 의심케 했다.
경기도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 제2조에 의거 대안학교의 수업료 및 입학금은 학교 실정에 따라 해당 학교의 장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상한선도 제재도 없다 보니 대안학교 등록금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 되어 버렸다.
고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규정이 있는 부분이라면 교육청에서 강제할 수 있겠지만 관련 지침이 정해진 범주 안에서 운영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고양교육지원청의 경우 도교육청이나 교육부로부터 지침을 시달받아 지도·감독하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안학교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뿐만 아니라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등록금에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학생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방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