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을)은 선거구로 획정된 이후 꾸준히 진보 세력이 강세를 보여 온 지역이지만, 그 과정이 늘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1대 총선의 경우 한준호 의원이 52.4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기도 했지만, 19대와 20대 총선은 득표율 1% 남짓으로 박빙의 접전을 보이기도 한 지역구이다.
19대 총선에선 김태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48.38%로 2위였던 송두영 후보에 비해 0.29% 앞서 당선되기도 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정재호 전 민주당 의원이 김태원 새누리당 후보자에 비해 0.94% 앞서 어느 당이든 총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바로 앞선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에서 막판 전략공천에 한준호 전 MBC 아나운서를 배치하면서 고양(을) 지역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준호 의원은 당시 함경우 미래통합당 후보자를 2만 5천표 이상의 큰 차이로 이겨 주목을 받기도 했다.
큰 차이로 이긴 총선에도 진통은 있었다. 당시 지역 활동과 연고가 없는 후보들이 공천을 받으면서 고양시 의원들과 시민단체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고양(을) 현역 의원이었던 정재호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되자 입장문을 통해 "의정활동 중 얻은 질병과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장애인에 대한 다른 차별로 부끄러운 일이고 민주당 60년 역사의 오점이 될 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 재선 도전...반가운 인물들도 물망에
행신동 지역 주민들은 한준호 의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행신동의 40대의 한 주민은 “아무래도 KTX 강릉선 행신역 정차를 확정 지은 일에 공이 컸다”라며 “중앙에서의 활약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챙기는 모습 때문에 재선에서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행신동의 또 다른 주민도 “젊은데다가 지역에선 새롭게 뜨던 인물이라 처음엔 반신반의 했다”면서 “소탈하게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초선과 재선은 또 다른 의미”라며 “지역 주민분들께서 보내주시는 신뢰의 표시로 창릉 3기 신도시 완성, 고양 은평선 개통 등 재선 이후에도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지역구엔 반가운 인물들도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최성 전 고양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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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전 고양시장도 고양(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총 8년 간 8~9대 고양시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최근 ‘최성TV'라는 유튜브 채널을 꾸렸고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크릿 노트: 절망에서 성공하는 비결‘이라는 책을 출간하는 등 폭넓은 활동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고양(을) 발전은 결국 고양시 발전과 맞물려 있다”고 말하며 “다양한 주민들을 만나 고양 시정에 대한 평가와 우려를 경청하고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활동에 공백이 있었던 만큼 여러 전문가들과 지역 인사들을 통해 마음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전 시장은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신청사 이전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인프라와 교통 여건 혹은 부대시설이 충분한지에 대해 검토했다”고 말하며 “행신 중앙로 역사 신설 문제 또한 아직까지 어디에 어떤 비용으로 세워질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지역 주민들과 관련 내용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주고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서누리 변호사도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2022년 20대 대선 민주당 종합상황실 부실장, 2019~2020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지냈고 현재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서 변호사는 “이미 출마 준비를 마음으로 굳혔다”며 “정치권에서의 여러 경험과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고양(을) 지역을 위해 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과 가까이 위치해 고양시 고유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기피시설,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최근 삼송 주민들도 특히 신분당선 연장 좌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엔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양(을)의 잃어버린 8년을 찾아서...보수 후보자들의 각오
20~21대 총선을 연달아 패하면서 오랜 기간 주민들의 선택을 받고 있지 못한 보수 진영 후보자들은 이번 총선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먼저 김필례 국민의힘 전 당협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바르게살기운동 고양시 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린 김 위원장은 고양시 여성 최초로 시의회 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 대해 “중앙에서 국민의힘이 다수가 돼 힘을 쓰기 위해선 먼저 지역 민심을 읽어야 할 것”이라며 “12년 동안 의원 생활을 하며 고양시에서 경험하고 지역위원장을 지내며 지역민들의 애로사항을 꾸준히 청취한 결과 지역 발전을 위해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밤낮으로 뛰어도 민주당의 강세를 이길까 말까 걱정스러운 상황에서 당에선 지역위원장 자리까지 비워두고 있어 근심”이라며 “전 위원장이다보니 활동력은 떨어지지만 이길 수 있다는 각오로 총선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국진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은 고양(을) 지역구 출마를 고심하고 있고, 이균철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미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최국진 위원은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고양시의원과 17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 위원을 역임했다.
최 전 위원은 “일단 지역 위원장도 아닌 위치에서 공천 여부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장 조직책을 신청해 둔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 결정이 보류돼 이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균철 부대변인은 “과거 2016년에도 출마를 했었고 고양시장 경선 또한 최종 3위까지 간 이력이 있다”며 “고양시의 경우 민주당 성향이 강한 걸 알고 있다”고 말하며 “대통령 국정 수행에 특례시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이 배출되어야 중앙 정치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부대변인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고양 지역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지역 민심 또한 반반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양쪽 다 끌어안을 수 있는 화합의 정치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균철 부대변인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직업군인으로 지내다 안철수 서울시장후보 유세단장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고양(을)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지역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