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병)은 고양시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구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해당 지역구를 차지했다. 고양(병) 지역구는 고양(정)과 함께 전체 총선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영향력 있는 지역으로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지역구의 탈환이 곧 총선의 승리로 점쳐지고 있다.
보수색이 짙은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1대 총선은 모두 민주당 후보가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20대 총선에선 유은혜 전 의원이 47.7%로 백성운 새누리당 후보보다 앞섰고, 21대 총선의 경우 전략공천으로 나온 홍정민 의원이 득표율 54.26%를 차지하며 고양(병)을 지켰다.
고양(병)은 1기 신도시인 일산신도시 및 파주와 인접한 지역을 포함한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구의 주민들은 재건축·부동산·교통 등 대체로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 홍정민 민주당 고양(병)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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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홍정민 의원...이에 다양한 후보자들 나서
지난 20~21대 총선 모두 민주당은 고양(병)을 지킬 수 있었지만, 최근 해당 지역구의 민주당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실제로 고양(병) 지역의 지난 대선과 지선을 살펴보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해당 지역구는 홍정민 민주당 국회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홍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제5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을 지낼 만큼 경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홍정민 의원은 아직까지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홍 의원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앞으로 있을 일에 대비해 미리 준비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에선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여러 후보자들이 나서고 있다. 주로 청와대에서 주요 활동을 했던 인물들이 고양(병)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먼저 문재인 대선 후보자 시절 수행팀장으로 활동하고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을 거친 김재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있다. 김 전 춘추관장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아들 때문”이라며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또 다시 정치에 뜻을 두게 됐다”고 밝혔다.
정진경 전 청와대 행정관도 고양(병)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 정진경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저는 보통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며 “삶의 터전은 결국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므로 중앙보다 지역 정치를 중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진경 전 청와대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을 지냈다.
이어 이기헌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고양(병)에 출마한다.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시민참여비서관 출신인 이 전 민정비서관은 국가안보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냈다. 이 전 민정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심판하고, 무너진 서민경제를 회복시키며 퇴행하는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단독 후보자...고양(병)은 보수색을 지킬 수 있나
과거 고양시는 보수의 아성이었다. 서울과 함께 굵직한 선거에서 판을 뒤흔드는 보수의 요충지로 수많은 지역 대표인물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민주당에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거물급 후보자들을 내세우며 세력을 넓혀왔다.
그럼에도 고양(병) 지역구는 여전히 보수 강세 지역으로 남아있다. 고양시 중 가장 보수적인 지역구로 꼽히며 보수 정치인들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지난 10년간 민주당이 지역을 지켜온 탓에 고양시의 여러 지역구 중에서 가장 먼저 ‘이제는 변해야 하지 않냐’는 주민의견이 표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해당 지역구는 일찌감치 김종혁 국민의힘 고양(병) 당협위원장이 출사표를 내고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김종혁 당협위원장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및 JTBC 미디어텍 보도제작부문 대표를 지낸 언론인 출신으로 최근까지도 다양한 방송 출연을 통해 보수당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종혁 당협위원장은 최근 김장 봉사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각 동에서 진행하는 김장행사를 이미 다섯 군데나 돌았다”며 “해당 행사는 겨울철 독거노인들과 지역 저소득층 분들을 위해 진행되고 동네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민들 의견을 많이 듣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종혁 당협위원장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고양시 서울편입’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분명히 표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행정 체제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면서 “과거 은평·서대문 역시 모두 고양군이었고 서울 면적의 25%를 접하고 있는데다 두 지역은 1일 생활권”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를 북과 남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이젠 대놓고 두 지역을 확실히 구분 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가 메가시티를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도를 또다시 쪼개서 행정 체계를 만들겠다는 건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김종혁 당협위원장은 고양시의 미래가 3번에 걸친 민주당의 12년의 집권동안 무너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고 강조하며 “시장·국회의원·시의원까지 모두 민주당이 선점해 온 결과가 고양 재정 자립도 70%에서 30%대 추락”이라며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이 생명”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고양의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트램·군부대 이전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며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