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대곡역세권 개발이 수도권 서북부의 핵심 교통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개발 추진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과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 GTX-A,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이 교차하는 대곡역은 자족형 신도시로 개발될 예정이지만, 교통 인프라 부족, 부동산 시장 과열, 자족 기능 확보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에서 부지 선정을 진행 중이며, 개발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도시첨단산업단지와 광역복합환승센터를 포함한 개발을 추진해 자족형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 부족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주요 문제로 꼽고 있다. GTX-A 개통 후 이용객 증가가 예상되지만, 대곡역 환승센터 조성이 늦어질 경우 교통 혼잡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인근 주민들은 대중교통 접근성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우려는 교통난 심화다. 기존 도심이 아닌 외곽에서 경제 중심지가 형성될 경우, 출퇴근 인구 이동이 대폭 증가하면서 교통 체증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 사례처럼 대중교통망이 충분히 확충되지 않으면 도로 정체가 심해지고, 역 주변으로 극심한 교통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업무 중심 지역으로만 성장할 경우 야간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낮에는 직장인들이 몰리지만, 퇴근 후에는 유동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런던의 카나리 워프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주거와 문화시설이 균형 있게 조성되지 않으면 유령도시처럼 변할 위험이 있다.
한편, 기업 유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기대한 자족 기능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자족도시로 계획되었지만, 초기 기업 입주가 저조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가 늦어지고, 이는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 역시 초기에는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대곡역세권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로 인해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며,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가 기존 주민들의 생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친환경 녹지축을 조성하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향후 국토부의 부지 선정 결과에 따라 도시개발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지만,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계자는 "대곡역세권이 수도권의 경제 중심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와 교통망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정부와 협력해 속도감 있는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부지 선정이 완료된 이후에도 환경영향평가 및 교통영향평가 등 복잡한 행정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착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과 기업들의 관심과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조중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