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가 추진하는 창릉신도시가 자족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창릉신도시를 수도권 서북부의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호수공원 조성, 기업 유치, 교통망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유치 실패 시 기존 1·2기 신도시와 같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양특례시는 창릉신도시가 기존 주거 중심의 신도시와 차별화될 수 있도록 산업과 일자리를 결합한 도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경기 북부 기회발전특구 지정 및 기업 규제 완화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업 입주 확정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3기 신도시 사업을 보면,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천 검단신도시와 남양주 왕숙신도시가 있다. 해당 지역들은 기업 유치가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주거 중심의 신도시로 개발됐고, 이로 인해 서울로의 출퇴근 수요가 더욱 커지며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 창릉신도시 역시 비슷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릉신도시는 수도권과 가깝고 GTX-A 노선 개통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는 서울로의 이동을 더욱 원활하게 만들 뿐 창릉신도시 자체의 자족 기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이 창릉신도시에 입주할 매력적인 조건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강남·여의도 등 기존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양특례시는 기업 유치를 위해 창릉신도시 내 자족용지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지난 3기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자족용지가 평균 30~40% 축소된 사례들이 많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3기 신도시 내 기업 입주율이 50% 미만으로 저조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창릉신도시가 단순한 주거 공급 사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창릉신도시는 자족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며, 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IT·바이오 등 신산업 기업들의 입주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 유치가 실패할 경우, 수도권 출퇴근 수요만 늘어나면서 도로망과 대중교통 시스템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창릉신도시가 수도권의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기존 신도시들의 문제를 반복할지는 향후 기업 유치 성과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