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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기 회장이 집무실 책상에서 포즈를 취했다. |
고양상공회의소가 펼치고 있는 주요 사업 중 일자리 관련 사업이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도 일자리 창출이다. 고양상공회의소가 펼치고 있는 일자리 사업의 성과는? 문제점은?
청년 취업 달성률이 가장 높다. 사업을 시행한지 7개월밖에 안됐는데 90%가 취업했다. 맞춤형 계획을 세워 지원한 결과라고 본다. 이밖에 중년일자리희망센터가 제공하는 생애 제2설계교육이 있는데 전문 직업강사들이 교육하고 있어 순탄하게 잘 되고 있다고 본다.
고양상공회의소의 중점 사업이 여러 개 있다. 그중 숙원사업으로 회관 건립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 잘 추진되고 있는가?
전국에 73개의 상의가 있다. 대부분의 상의들이 큰 빌딩을 가지고 있으면서 임대료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부산상의를 예를 들면 사무국 종사자만 300명이다. 부산의 경제에 대한 연구조사를 통해 부산상의가 부산시 경제 계획을 다 만들어준다.
우리는 아직 그 정도까지는 가지 못하고 회관 건립을 위해 ‘우선 땅이라도 마련하자’라는 목표를 세우고, 회관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역시 관건은 회비수입이라고 본다.
고양시에는 고양상공회의소와 (사)고양기업경제인연합회 두 개의 경제인 조직이 있다. 이렇게 조직이 나눠진 이유는 무엇인가? 통합계획은 있나?
타시도는 법정단체로서 상의만 인정하는데 고양시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상의가 만들어지기 몇 년 전에 기업경제인연합회란 단체가 먼저 만들어져 고양시청 안에 사무실을 두고 기업의 고충처리를 담당해줬다. 따라서 상의가 생기기 전부터 기업경제인연합회는 고양시와 이미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정단체로서 상의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양시와 경제인들 사이에서 두 단체의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나는 핵심 선거공약으로 두 가지를 내걸었다. 하나는 상의와 연합회의 통합이고, 다른 하나는 회관거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달에 연합회 측과 통합을 위한 1차 회의를 가졌지만 통합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 상의는 정관상 법정단체이기 때문에 사단법인인 연합회를 흡수 통합하는 방법이 될 수밖에 없다. 연합회를 설득하기 위해 ‘회장을 줄게’ 했다 상의의 내부 반발로 이미 좌절된 경험도 있다. 이런 식의 통합과정은 잘못됐다. 상의가 잘못한 부분이 많다. 상의회장을 정치적 발판으로 삼으려 했다가 문제가 돼 시와 긴밀하게 협조할 수 없게 된 것이 크다.
어쨌든 통합과정은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시적으로 정관을 개정해 일정기간 회비 내고 활동하면 선거권 피선거권을 다 주고, 명망가를 내세우든, 선거를 하든, 좋은 사람을 추대하든지 해서 통합된 리더십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전제를 두면 절대로 안 된다고 본다.
고양상공회의소가 그 동안 펼쳐온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무엇인가? 어떻게 강화해 갈 계획인가?
경제단체는 사회공헌 활동을 반드시 해야 하지만 사실 고양상의는 그동안 경제단체로서 요구되는 사회공헌 활동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본다. 이제 5대까지 내려오면서 조직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고양상의는 본격적인 사화공헌 활동의 첫 출발로 코로나19 공동 극복을 위해 고양시민 107만과 시민단체 107개가 참여하여 107억을 모금하자는 ‘괜찮아 It’s OK’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고양상의는 코로나 19로 힘들고 지친 고양시민들을 위로하고 지원하기 위해 참여회원사의 자발적인 모금활동에 의한 기부금 569만원을 모아 지난 13일 고양시에 전달했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일부 환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인들 또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더채움이라는 견과류 회사의 대표로서 견과류업계에 ‘하루 견과’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은데…….
1986년부터 견과류 업계에 34~5년 종사했다. 정식으로 사업한 것은 1998년 1월 1일부터다. 회사를 나오기 직전에 IMF가 터졌다. 사업 준비를 위해 사놓은 재료가 IMF 때문에 두 배나 올랐다. 시가가 2만원이면 우리는 1만5,000원에 판매해 거래처를 많이 확보했다. IMF 덕을 많이 본 셈이다.
견과류 회사를 다니면서 늘 견과류 섭취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적절한 섭취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영어도 못하면서 유럽 미국을 혼자 다녔다. 서양과 우리나라는 음식 문화가 다른데 기름에 튀겨먹고 짜게 먹는 유럽 방식을 따라 하고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많이 먹으니까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이미 절인 음식이 많아 소금섭취량이 많다. 어느 날 ‘그렇게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도 80년대에는 장사가 잘됐다. 호프집 스탠드바에서 물 건너 온 아몬드 하나면 신기해서 잘 먹었다. 지금이야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 때는 그런 게 없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아몬드는 소금을 바르면 안 된다. 기름에 튀기면 안 된다. 견과류는 지방이 많은 데 그걸 또 기름에 튀기면 굉장히 안 좋다’는 걸 깨달았다. 미국은 기름에 튀기지만 왕창 넣고 한 번에 튀겨내기 때문에 기름이 신선하다. 그런데 우리는 여러 번 튀겨 낸다. 그래서 나는 후라이 하면 안 되고 로스팅 해야 된다고 보고 볶기 시작했다. 소금을 일체 안쳤다. 그렇게 하니까 안 팔리더라. 계속 실패했지만 그걸 계속 주장했다.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먹고 싶은 욕구대로 아몬드, 호두 이것저것 몇 개씩 담아서 골프 치러갈 때도 가지고 가서 사람들에게 하나씩 주면 모두 좋아하는 거였다. 그걸 보고 이걸 상품화 해야겠다 생각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하루 견과’다. 내가 세계 최초로 발명했고,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2010년 세계 최초로 제품으로 출시했다. 다음해부터 우리 걸 카피해서 제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견과류 업계가 40배 성장했다. 40배 성장했으면 나는 견과류 업계에 굉장한 기여를 한 사람이다. 일자리 창출도 엄청나게 했고, 회사도 여러 개 생겼다. 온 동네나 쇼핑몰에 이게 다 깔려 있다. 그런데 나는 품질을 지키느라고 많이 못 팔았다. 처음부터 나의 철학은 품질이다. 많이 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품질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견과류가 쩐내가 나는 경우가 있다. 쩐내 나는 걸 먹으면 절대로 안 된다. 호두나 아몬드의 기름은 200도에서 끓는다. 식용유는 180도에서 끓는다. 끓는점을 넘으면 타서 기름이 산화된다. 다른 업체들은 350도에서 30분 만에 구워내어 탄다. 우리는 90분 동안 180도 190도 낮은 온도에서 절대로 타지 않게 볶는다. 영양가가 파괴되지 않는다. 우리는 로스팅하는 방법을 수치화 통계화하고, 습도를 40%로 유지하는 등 생산 환경을 동일하게 만들어 품질을 유지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몰라준다. 저온에서 로스팅을 하고,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봉지에서 산소를 뽑아내고 질소를 넣어 대한민국 어디에서 사도 똑같은 맛, 똑같은 품질을 유지했다.
세계 견과류 업계 1위인 미국의 파라마운트 팜즈라는 회사의 수십 개 나라에 있는 지사가 매년 가을 모여 시중의 제품을 수거해서 품평회를 하는데 우리 회사가 매년 1등을 하고 있다. 자기들보다 더 잘 만든다고 칭찬한다. 금년 1월에 감사패가 왔다. 현재 우리 제품은 코스트코에 OEM 방식으로 독점판매 하고 있고, 선키스트, 천호식품, 쿠팡, 벤츠자동차에 OEM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그전에 적당히 만들어 팔았던 사람들은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하루 견과’를 10년간 먹어보니 품질을 인식하게 된 거라고 본다. 뭐니 뭐니 해도 사업은 역시 품질이라고 본다.
일본에는 다섯 평밖에 안되지만 300년 넘은 기업이 여러 개 있다. 제품의 품질이 유지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는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회사를 하겠지만 가족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문 경영인들에게 물려 줘 품질을 관리하려고 한다. 죽을 때까지 월급만 받아가도 행복한 것 아니냐. 죽을 때까지 이일을 안 놓고 품질만 관리하려 한다. 품질만 좋으면 언제든지 기회는 온다. 우리가 10년 동안 제품을 발명했음에도 제일 못 팔았지만 지금은 거기서 벗어나서 많이 상숭하고 있다.
고양시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고양시와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고양시는 베드타운이라고 하면서 고양시를 자족도시를 만들자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강남 살던 사람이 은퇴해서 고양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시에는 일자리가 없다. 문제는 공장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하는 시민의식이다. 기업을 박대하면 안 된다. 기업하기 쉬운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식이 일은 서울에서 하고 잠은 고양시에서 잔다는 베드타운 인식에서 ‘내 지역에서 자고 내 지역에서 일한다’고 바뀌어야 한다. 환경 지켜 가면서 일할 수 있도록 스마트 팩토리를 끌어들이고,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테크노 밸리에 앵커기업이 들어오면 낙수효과가 있다. 그런데 고양시 기업이 들어가면 무엇이 변화하겠는가? 고양시 기업에게 일부 인센티브는 줄 수 있다 하더라도 큰 기업이 들어와 자리잡아 낙수효과를 노려야 한다.
완벽한 도시는 없다. 작은 욕심은 내지 말자. 크게 보고, 상생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양보할 건 양보하고 멀리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