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고 배삼룡은 져주는(넘어지는) 연기로 많은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배삼룡씨에게 무슨 손해가 있었는가?
조선 500년 내내 관료들은 파당을 지어 상대방과 싸워 이겨야만 했다. 지금 우리사회의 현상은 조선시대 보다 더 심하게 싸우면서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극한투쟁을 하는데 호남인들과 영남인 들도 진보와 보수로 갈려 싸움에 동참하고 있다.500년 당파싸움 보다 더 악화된 현 사태를 그대로 보며 비판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계 원로들과 교육계 및 사회 원로들이 나서야 한다.
정계를 은퇴한 원로의 쓴 소소리가 대서특필 될 때가 있다. 작은 목소리 하나하나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만델라가 나오려면 사회가 먼저 변하기 시작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로 나눠 싸우는 싸움판을 비판하는 쓴 소리를 쏟아 내야 한다.방송사 마다 극단적 패널들이 매일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방송사는 극단적 패널이 아닌 중립적 패널로 교체시켜야 한다.
져주는 토론자가 나와야 정치권도 져도 괜찮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① 방송사가 앞장선다면 의외로 빨리 변화를 이끌 것이다. ② 선거제도도 바꿔야 한다. 한 선거구에서 2~3명이 나올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도로 바뀌면 극한 대립이 줄어들 수 있다. ③ 현행 비례대표도 싸움꾼을 배제하고 교육계, 문화계, 체육계, 농민단체 등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국회에 진출하는 직능대표제가 필요하다. ④ 남북한 간 대결구도도 완화되어야 한다. 이산가족상봉, 경평축구대회, 노래자랑 등 실천 가능한 분야에서 꾸준히 왔다 갔다 하면 대결보다는 대화가 필요함을 양국민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과거의 폐단도 잘 개선하면 사회를 아름답게, 세상을 풍요롭게 바꿀 수 있다. 600년 이상 죽고 죽이는 이념싸움을 단절시킬 수 있는 길은 보복보다 양보와 져주고 즐기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이기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져주는 데는 마음을 조정할 수 있는 수양이 필요하다. 승부게임 보다 서로 양보하는 방송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기고 즐기는 장면보다 져주고 즐기는 방송이 극단적 당파싸움을 끝내는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