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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잇단 사망...덕양구 아파트에서 30대 교사 극단적 선택

-동료교사들 “육아휴직 후 맡게 된 6학년 담임으로 힘들어해"


고양시 내 한 아파트에서 30대 초등학교 교사가 추락해 숨져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이 추락해 숨졌다. 이 여성은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여성은 14년차 초등학교 교사로 확인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교사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다. 동료 교사들은 지난 3, 해당 교사가 6학년 담임을 맡은 뒤로 폭력성이 짙은 학생들과 학교폭력 신고 건 등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한다. 고인이 올해 맡은 6학년 아이들이 지도에 불응하거나 반항하는 경우가 있었고, 교사를 탓하는 학부모의 민원까지 겹치면서 1학기를 채 마무리하지 못하고 연가와 병가를 냈다.  


길게는 한 달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사망한 날은 질병휴직의 마지막 날이었다. 91일부터는 1년간 자율 연수휴직이 예정되어 있었다.  


해당 교사 학급에 학교폭력이 신고된 것은 4월경이었다. 한 학생을 따돌린다는 신고였는데 학교장 종결 처리가 되면서 담임교사는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 뿐만 아니라 정식으로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된 건은 아니었으나 고인이 싸운 학생들을 화해시키면서 일부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사건을 조사 중인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유서가 없고 포렌식 결과 또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해당 교사에 대한 사망 원인은 여전히 조사 중에 있다고 말하며 초기 조사 당시 유족은 학교 일과 육아일을 병행하면서 해당 교사가 힘들어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문을 통해 학교 측은 고인의 죽음을 우울증 등 개인사 문제로 돌리고 있다서이초에서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고인의 죽음을 개인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규명이야말로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권 추락과 학부모 갑질 등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일었다. 이에 일선 교사 사이에서는 사망한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4일에 맞춰 공교육 멈춤의 날로 기념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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