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혈세 35억’ 지원받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사용 내역은 ‘깜깜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영화제)가 최근 5년간 경기도와 고양·파주시로부터 35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고도 세부 사용 내역에 대해선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DMZ영화제는 2009년에 시작된 대한민국의 부분 경쟁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분단국가에 위치한 세계 유일의 DMZ를 다큐멘터리를 통해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로 15회를 맞았으며 9월 14일 개막식으로 시작으로 총 7일간 개최된다.
경기도와 고양·파주시는 해당 영화제에 대해 최근 5년간 각각 30억과 1~2억이 넘는 금액을 지원해 왔으나 두 지자체 모두 개인 사업에 대한 비밀 유지를 이유로 세부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등기부등본 정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해당 기업은 김동연 도지사가 대표권을 갖는다. 출자 방법 또한 ‘회원의 회비’, ‘국가 또는 지방자지단체의 출연금 및 보조금’, ‘기업의 협찬금’, ‘기타 수입금’으로 표기되어 있다. 자산 총액은 0원으로 대부분의 예산은 지자체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해당 법인은 공익법인으로서 예산과 결산에 대해서도 주무관청에 사업계획 및 예산을 제출하고 매 회계연도가 끝난 후에도 사업실적과 결산을 보고하여야 한다. 또한 주무 관청은 공익법인의 업무를 감독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인과 지자체가 입을 모아 예산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DMZ영화제 예산에 대한 의구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국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전체 예산 중 약 10%가 다큐영화 제작 지원에 쓰였으며 나머지 90%의 예산이 전시와 이벤트에 사용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DMZ영화제에는 너무 많은 예산과 인력이 편중되어 있다며 비판을 받았다.
이후 논란을 의식한 듯 DMZ영화제는 지금껏 예산과 관련된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시민의 혈세로 만들어지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영화제의 존속 이유는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30억 원이 투입된 영화제의 실제 수익은 얼마인지, 유료 관람객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DMZ영화제는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고만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관람 티켓은 인당 8000원이다. 최소 30억 원의 이익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영화제는 3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해야 한다.
오는 9월 17일 DMZ영화제는 수십억 원의 시민의 혈세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영화제가 진정 시민들을 위해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다면 시민 앞에 투명한 예산 내역 공개가 우선되어야 한다.
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