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서부터 속고 속이며 자랐다. 우리 조상들도 속고 속이며 살아왔다. 지금 정부는 가짜뉴스와의 전쟁 중이다. 아기가 몸이 불편하거나 해서 울면 “밖에 호랑이가 왔다. 뚝!”하면 억지로라도 울음을 참아야 했다. 성인에게는 문제되지 않지만 걸음마 단계의 어린아이에게는 위험한 곳이나 물건, 동물들이 많다. 그때마다 “에비, 에비”하며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때는 ‘에비’(위험하거나 무서운 가상의 존재)가 실제 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자라면서 어머니가 안전을 위해 속이고 경고를 했던 것으로 알면서 속은데 대한 감정은 없어지고 고마움으로 바뀐다.
속고 속이는 것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가 되는 사례이다. 반복연습이 없고 안전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더 큰 위험이 따를 수 있기에 속여서라도 안전을 지키려하는 것이다. 저학년 때 숙제검사를 할 때도 잘했건 잘못했건 “참 잘 했습니다.” 도장을 찍어주는데 저학년 땐 정말 잘해서 받은 도장으로 알고 좋아했지만 사실은 더 잘하도록 속이는 것이다.
인간사회에서는 속고 속이는 일이 많다. 전쟁터에서는 상대편을 속여서 이기는 기술을 전술이라 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기원전 470년 전후)의 손무는 손자병법을 지어 전쟁에 대비하고 상대를 제압하는 전술서로 유명하다. 적게 속는 연습이 크게 속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필자가 교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4년 간 속으면서 속지 않는 제도를 만들었다. 삶 자체가 속이고 속는 것이라고 생각한 후부터 필자는 노가다 병법, 역발상 세상보기(1집~17집) 등의 책을 펴내기 시작했다.
역발상은 상식을 뛰어넘어 거꾸로 보거나 뒤집어 보고 대수롭지 않은 것도 다시 살펴보는 등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보는 생각이다. 역발상과 병법은 주로 속임수 속에서 살아남는 지혜이고, 더 큰 실수를 피해나가는 지혜라 할까?
필자가 쓴 노가다병법은 회사를 경영하면서 먼저 겪은 경험을 공개함으로써 속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덜 속는 지혜를 미리알려주는 책이다. 큰 사업을 하다가 크게 속으면 한 방에 사업이 망할 수도 있다. 큰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자질구레한 것부터 속는 연습을 해야 한다. 속았다고 분해하지 말고 속임수를 분석하고 속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면 큰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사업을 하다보면 알면서 속아주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의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어려움을 생각해서 속아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큰 배려이다. 가볍게 속는 연습, 슬쩍 속아주는 배려도 살다보면 필요할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