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30일 전두환 유해 파주매장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겨레하나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고양파주지부 등 총 11개의 지역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재조명 되고 있는 故 전두환 대통령에 대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 여럿은 황정민 배우가 분한 전두광 포스터를 들기도 했다.
연명단체의 대표를 맡은 파주노동희망센터 이재희 대표는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며 “특히 파주 장산리는 임진강과 북녘땅 개성이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조망을 보여주는 각종 평화통일 행사를 열어왔던 ‘남북화해의 상징적인 장소’로 그 의미가 파주시민들에게 남다른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런 장산리에 ‘쿠데타’ ‘광주학살’ ‘군부독재’ ‘민중탄압’ ‘남북대결’의 상징인 전두환이 묻힐 자리는 없다”고 강조하며 “이미 장산리 주민들은 ‘학살범 전두환 여기 오지마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 박정 국회의원도 ‘단식을 해서라도 막겠다’며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발언에 나선 한 파주시민은 “1980년 광주항쟁이 있기 전 저는 광주 송정리에서 군복무를 했다”고 밝히며 “당시 비상계엄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며 정권 장악을 위해 약 2700여명의 사람들을 영장도 없이 강제 구금하고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한 헌정 파괴와 민주주의 역행에 맞서 항거 한 것이 광주 항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시민은 “(전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합천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며 “전두환의 유해가 북녘 땅을 바라보는 장산전망대 부근에 안장하겠다는 발상부터 철회해야 한다”며 규탄했다.
한편 지난 23일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유언에 따라 파주 장산리의 장산전망대 인근 한 사유지에 안장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 회고록을 통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뜻을 남겼다.
장산리 주민이 아닌 땅 주인은 전 전 대통령의 유족들과 함께 가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장산리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전두환 유해 안장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박정 국회의원은 “대한민국 광주를 피로 물들인 사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7년 후퇴시킨 사람,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역사 앞에 광주 앞에 사과 한마디 없었던 사람, 그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파주로 오겠다는 겁니까?”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안장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으며, 신고가 접수되면 관련 법률을 검토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